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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들의 놀이터, KAIST를 변화시키다 KAIST 이광형 총장

글 이연우 학생기자 yunul33@kaist.ac.kr 손예율 학생기자 syy0201@kaist.ac.kr 사진 KAIST, 카이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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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KAIST 총장이 거꾸로 된 조직도 앞에서 웃고 있다.

2021년 KAIST 제17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광형 총장은 올해로 4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취임 당시 이 총장은 “지난 50년간 KAIST의 주 성공 전략은 ‘따라가기’였지만 이제는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KAIST를 만들고자 했던 ‘괴짜 총장’ 이광형. 그의 철학과 비전, 그리고 임기 동안 시행했던 여러 사업을 살펴보자.

괴짜 총장, 이광형

이광형 KAIST 총장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정보학 분야에서 활약한 창의적인 연구자이자, 국내 1세대 벤처 기업인 넥슨과 아이디스의 창업자(김정주, 김영달)를 길러낸 ‘벤처 대부’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 프랑스에서 전산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KAIST 교수로 재직하며 퍼지이론을 활용한 지능형 시스템 개발 등 독창적인 연구를 이끌어 왔다. 그리고 KAIST 교무처장,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 교학부총장 등을 거쳐 2021년 KAIST 제1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KAIST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변한다’는 신념을 안고 창의성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 왔다. 특히 이 총장은 파격적인 행보로 ‘괴짜 총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쪽 신발 끈만 다르게 묶거나 TV를 거꾸로 놓고 보는 등 고정관념을 깨는 일상을 실천했고, ‘내 컴퓨터를 해킹해 보라’는 시험 문제를 내기도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성공 가능성이 80% 이상인 연구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1랩 1벤처’ 정책과 ‘실패연구소’ 설립을 통해 혁신적인 연구와 창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해 왔다. KAIST를 ‘괴짜들의 놀이터’로 만들고자 한 이 총장은 누구보다 진지하게 ‘괴짜’의 길을 걸은 셈이다.

괴짜들의 놀이터를 위한 ‘QAIST 신문화전략’

그간 이 총장은 KAIST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들이 마음껏 실험하고 실패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려 했다. 그는 취임 당시 “KAIST의 시스템은 우수하지만, 문화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며 교육과 연구,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자 ‘QAIST 신문화 전략’을 제시했다. QAIST 전략은 다섯 가지 키워드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로 Q(Question) 전략은 비판적 사고와 도전 정신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학생이 직접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문제 내는 문제’, 연구실 독서 활동을 장려하는 ‘1랩 1독서’, 다양한 가치관 장려를 위한 ‘질문왕·봉사왕’ 선정, 실패를 기록하는 ‘실패연구소’ 설립 등을 추진했다. 두 번째로 A(Advanced research) 전략을 통해 세계 최초 연구를 목표로 ‘1랩 1최초’라는 과제를 제시하며, 각 연구실에서 개척적인 연구를 수행하도록 장려했다. 세 번째로 I(Internationalization) 전략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것으로, 미국 뉴욕에 KAIST 글로벌 연구 센터와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국제 공동학위제 및 교류 프로그램 확대를 시도했다. 네 번째 S(Start-up) 전략은 KAIST를 기술 창업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반이다. 이를 위해 KAIST 홀딩스를 설립했을 뿐만 아니라, 교원 및 학생 창업 규제 완화 등을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T(Trust) 전략은 학생과 연구원이 조직의 중심이라는 철학 아래, 총장실에 ‘거꾸로 조직도’를 설치하고 타운홀 미팅을 통해 학생, 교수, 직원 등 KAIST 구성원 간의 신뢰 기반을 확립해 나갔다. 이러한 QAIST 전략은 창의성과 자율성에 기반한 체계적인 로드맵으로서 KAIST를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실험 공간으로 바꾸는 데 크게 기여했다.

QAIST 신문화전략.

QAIST 신문화전략.

남다른 KAIST, 남다른 사업

이 총장은 QAIST 전략을 기반으로 KAIST만의 독창적인 문화와 제도를 만들어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실패연구소’다. 이 총장은 늘 실패를 낙오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실패를 공유하고 연구하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했다. 실패연구소는 연구자의 실패 사례를 모아 ‘실패뱅크(DB)’를 구축하고, 매년 ‘실패 주간’을 운영함으로써 ‘망한 과제 자랑대회’와 ‘실패학회’ 전시회를 통해 실패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이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등 해외 대학에서도 주목받으며, 유의미한 사례로 평가된다. KAIST의 글로벌 확장 전략 역시 실패연구소만큼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이 총장은 단순한 연구 협력을 넘어, 국경을 초월하는 창업 중심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려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영상 보안 전문기업인 아이디스(IDIS)와 협력해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 캠퍼스 설립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2025년 가을학기부터는 학생들을 현장에 파견해 실무 중심의 창업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동부 뉴욕의 첨단 연구 거점과 더불어 서부 실리콘밸리의 창업 생태계까지 포괄하려는 KAIST의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다. 이 총장은 이러한 청사진을 통해 KAIST를 세계와 연결되는 혁신 플랫폼으로 재정의하고자 했다. 그가 남긴 발자취는 앞으로도 KAIST를 이끌어 갈 나침반이 될 예정이다. 변화하는 KAIST를 기반으로 우수한 KAISTian이 세계를 향해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2024년 11월에 열렸던 KAIST 실패학회.

2024년 11월에 열렸던 KAIST 실패학회.

망한 과제 자랑대회 수상자들의 모습.

망한 과제 자랑대회 수상자들의 모습.

자유롭게 시도하고 실패할 수 있는 학교를 꿈꾼다 이광형 KAIST 총장 인터뷰

“뜻을 세우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고 적힌 액자 앞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이광형 총장.

“뜻을 세우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고 적힌 액자 앞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이광형 총장.

Q. KAIST 총장을 맡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총장을 맡기 1년 전쯤 정부로부터 자리를 제안받은 적이 있다. KAIST를 떠나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려 고민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게 중요한 것은 지위가 아니라, 진심으로 바꾸고 싶은 곳에서 일할 기회였다. 총장은 4년간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자리다. KAIST가 변하면 다른 대학도, 나아가 대한민국 사회 전체도 바뀔 수 있다고 믿었다. 나는 그런 변화의 시작이 KAIST라고 확신했다. Q. 총장이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이루고 싶었던 목표는 무엇인가? KAIST를 역동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학생부터 교수까지 누구든 “이런 걸 해보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 시도를 반기고 응원해 주는 학교를 꿈꿨다. 어떤 도전이든 “왜 그걸 하느냐?”고 말하는 게 아니라, “멋지다, 한번 해봐!”라고 말해주는 환경을 바랐다. 그래서 KAIST를 놀이터처럼 만들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학생들이 KAIST에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실험하며, 때로는 실패를 겪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길 바랐다. ‘여기 오니까 뭔가 해볼 수 있다’, ‘자유롭다’고 느꼈다면, 내 목표는 충분히 이뤘다고 생각한다. Q. 총장으로서 추진했던 사업 중 만족스러웠던 것은?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총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추진했던 일들도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결국 성과를 거뒀다. 어떤 계획이든 끝까지 밀어붙이면 반드시 결과가 뒤따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끝까지 추진할 수 있었다. 재임 동안 가장 보람찼던 것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실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단 점이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시도를 이어 나가길 바란다. Q. KAIST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공부만 열심히 하는 학생보단 조금은 엇나가 보이고 시험 점수가 낮아도 자기만의 세계를 지닌 학생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학부 시절에 말을 잘 듣지 않고, 엉뚱한 관심사에 빠져 시험 준비를 소홀히 하던 학생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학생들이 졸업 후에는 오히려 멋지게 성장해 큰 성공을 거둔 모습을 보곤 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공부만 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걸 해보라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시험 점수에만 집착하는 것은 너무 협소한 태도일 수 있다고 조언해 왔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면 되는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이다. Q. KAIST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KAIST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가 높고,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뛰어난 인재들이다. 여기에 사람에 대한 애정, 배려, 봉사 정신을 더 갖추면 좋겠다. 사회로 나가면 혼자서 잘하는 것보다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고 협력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동아리에서 학우들과 어울리며 봉사하고 협력하길 바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지성과 인성을 갖춘 존경받는 리더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Q. 임기 동안 KAIST의 분위기를 바꾸고자 했는데,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가? KAIST 구성원들을 만나보면 “요즘 학교 분위기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뭔가를 시도해 볼 수 있는 생각이 든다”와 같은 말을 많이 듣는다. 외부에서도 “KAIST는 다른 대학과 뭔가 다르다”,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평가가 종종 들려온다. 이런 반응을 접할 때마다 총장으로서 꿈꿔왔던 KAIST의 모습이 어느 정도 실현된 것 같아 뿌듯하다. Q. 마지막으로 KAIST 진학을 고민 중인 고등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KAIST는 단순히 문제를 잘 푸는 학생보다, 상상하고 실험하며 도전하는 학생을 기다린다. 이곳은 정답을 외우는 공간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해답을 찾아 나서는 공간이다. 실패해도 괜찮고, 남들과 방향이 조금 달라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시도하고 움직이며 배우는 자세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KAIST는 실험과 도전을 통해 진짜 실력을 키워나가는 곳이다. 그런 열정과 호기심을 가진 학생들이 KAIST에 와주길 바란다.

총장실의 TV를 거꾸로 보고 있는 이광형 총장.

총장실의 TV를 거꾸로 보고 있는 이광형 총장.

이광형 총장의 자서전을 들고 있는 카이누리 대사들과 이광형 총장.

이광형 총장의 자서전을 들고 있는 카이누리 대사들과 이광형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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