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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섬유 기반 센서 혁신을 이끈다, KAIST IDKLAB

글 강준혁 학생기자 lawbrighter@kaist.ac.kr 주희영 학생기자 hy12369@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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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커버)이미지 ⓒshutterstock

첨단 산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나노섬유는 필터, 센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연구실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나노섬유 기술을 적용하고자 ㈜아이디케이랩(IDKLAB Inc.)을 설립하고, 전기방사 공정을 통해 나노섬유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세상을 아주 작은 단위에서부터 바꾸어 나가고 있는 김 교수의 연구를 만나보자.

나노섬유 기술의 선두 주자 KAIST IDKLAB

㈜아이디케이랩(IDKLAB Inc.)은 2019년에 설립된 R&D 기반 스타트업이다. ‘IDKLAB‘은 ‘Ideally Designed Korea 대표 LAB’의 약자로, 나노섬유 신소재를 연구하는 곳이자 혁신을 만들어 내는 대한민국 대표 랩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시에 창업자인 김 교수의 이니셜과도 같다. 김 교수는 나노섬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자다. 그는 표지논문 86편을 포함한 총 논문 428여 편, 특허 258여 건 등 압도적인 연구 성과를 보유하고 있다. 또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ACS Nano’에서 부편집장을 4년 반 동안 맡았으며, 2023년부터는 총괄 편집장으로 활동하며 국제적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IDKLAB은 전기방사 기술과 나노섬유 센서 기술을 중심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사용되는 26종 이상의 유해가스와 shutterstock화학물질의 누출을 감지하고 관리하는 환경 안전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2022년에는 포스코 기술 투자와 한양이엔지로부터 3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2023년에는 질병 분석 센서 기술을 보유한 (주)아이센랩을 자회사로 인수했으며, 같은 해 원익과 가스트론으로부터 43억 원의 추가 투자를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나노섬유 기술이란?

IDKLAB의 핵심 경쟁력은 전기방사(electrospinning) 공정을 이용한 나노섬유 제조 기술에 있다. 전기방사 공정은 고분자 용액이 담긴 주사기 바늘에 고전압을 걸어 수백 나노미터(머리카락 두께의 약 200분의 1) 수준의 미세 섬유를 뽑아내는 기술이다. 이렇게 생성된 나노섬유는 직경이 100~800nm(나노미터)로 표면적이 넓을 뿐 아니라 기공률이 높다. 필터, 센서, 바이오, 에너지용 멤브레인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IDKLAB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렬 나노섬유’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인 전기방사 방식은 섬유의 배열이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나노섬유가 촘촘하지 않다. 반면, IDKLAB에서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섬유가 한 방향으로 정렬된다. 이는 나노섬유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의 응용 가능성도 높인다. IDKLAB은 정렬 나노섬유 제조 기술과 더불어 초극세사 섬유를 꼬아 만든 ‘얀(yarn) 방사’ 제조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이는 나노섬유를 실 형태로 가공해 더욱 다양한 구조와 형태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가스 누출과 마약을 감지하는 색 변화 센서

IDKLAB의 또 다른 핵심 기술은 유해가스나 화학물질 누출을 즉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나노섬유 색 변화 센서’다. 특수 염료가 함유된 나노섬유가 유해물질과 접촉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색이 변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마치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변화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누구나 위험 상황을 인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OBTECT’라는 이름으로 상용화됐다. OBTECT는 가스누출이 자주 발생하는 배관 연결부에 부착돼 누출을 차단함과 동시에 내부에 장착된 색 변화 테이프를 카메라로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사용되는 고위험성 가스의 누출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대형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IDKLAB은 현재 총 26종의 유해 물질에 반응하는 색 변화 센서라이브러리를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산업 현장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이 기술은 마약 탐지, 환경 오염 감지, 식품 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를 향한 나노섬유 혁신

IDKLAB은 나노섬유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을 넘어, 더 넓은 응용 분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는 호흡 가스를 분석해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을 차기 전략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치주 질환·천식·소화기 질환 진단용 휴대용 진단기 개발과 운동량 측정 헬스케어 센서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0여 년간 해외 기술에 의존해 온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용 색 변화 센서 기술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IDKLAB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센서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그의 장기적인 목표다.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말을 좋아한다고 밝힌 김 교수는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 나가고자 한다. 그의 도전과 집념을 바탕으로, IDKLAB이 세계적인 나노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고, 나노섬유 기술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길 기대해 본다.

전기 방사를 이용한 나노 섬유 추출 과정. ⓒ김일두

전기 방사를 이용한 나노 섬유 추출 과정. ⓒ김일두

김일두 교수와 IDKLAB에서 생산한 나노섬유. ⓒ김일두

김일두 교수와 IDKLAB에서 생산한 나노섬유. ⓒ김일두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인터뷰

김일두 교수 ⓒ강준혁

김일두 교수 ⓒ강준혁

Q. 현재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 나노소재의 합성에 강점을 두고 있으며, 크게 센서 기술과 에너지 소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그중 절반은 유해가스 및 호흡 가스를 분석하는 화학 센서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차세대 배터리 및 초고속 나노촉매 제조 기술에 관한 연구로 이뤄져 있다. 과거에는 공기 전지를 연구했지만, 실용화까지의 장벽이 높았다. 이에 나노촉매 설계를 기반으로 수전해 및 차세대 리튬 금속 전지로 연구 방향을 확장하고 있다. Q. 현재 신소재공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술적 트렌드나 연구 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하는 트렌드는 ‘지구온난화’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제시됐지만, 그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세 가지 핵심 기술의 동시 발전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배터리 기술의 획기적인 개선, 수소 생산 기술의 상용화, 그리고 이산화탄소의 포집 및 전환 기술이다. 다만, 각 기술은 향후 25년 이내에 실용화하기엔 기술적·경제적 장벽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물질 설계와 실험 자동화를 통한 가속화 연구다. AI를 통해 유망 물질을 제안하고, 로봇 기반의 실험 시스템이 이를 실험함으로써 전통적인 방식보다 훨씬 빠르고 체계적으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특히 로봇은 사람과 달리 24시간 연속 가동이 가능하므로 신소재 개발의 효율성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Q. 신소재공학 분야 중 센서 및 에너지 연구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람은 누구나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 나 역시 도자기 공예를 전공한 누나의 영향으로 무기 재료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를 계기로 신소재공학 중 무기 소재 분야를 전공하게 됐다. KAIST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위해 해외 진출을 준비했다. 당시 스위스 로잔공대와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에 지원했지만, 로잔공대는 담당 교수의 안식년으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했다. 상심하고 있던 어느 날, 스팸함에서 MIT로부터 온 메일을 발견했다. 그렇게 MIT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가스 센서 연구를 시작했고, 학회를 통해 전기방사 기술을 접하며 나노섬유를 센서에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국내로 들어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근무하며 5년간 나노섬유 제작 기술을 익혔다. 그리고 2011년부터 KAIST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스팸 메일함에서의 작은 발견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 셈이다. Q. 창업을 결심한 계기와 IDKLAB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처음부터 창업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연구와 논문 작업을 좋아했고, 상용화 기술 개발에 흥미가 있어 특허를 다수 출원하고 기술 이전도 14건이나 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과의 상담을 통해 양산용 R&D의 흐름을 간접적으로 익히게 되었고, 점차 창업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았다. 정보가 부족했기에 주변에 물어보며 준비를 시작했고, 연구실에서 다뤄온 나노섬유 기반 멤브레인 필터 기술과 색 변화 센서를 바탕으로 회사를 창업했다. 특히 색 변화 센서는 시각적으로 뚜렷하고 흔적이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활용해 6종 마약 감지 센서 어레이를 개발했는데, 의심 물질을 물, 에탄올, 아세톤에 혼합해 센서에 분사하면 각기 다른 색 변화 패턴을 보이며 90% 이상의 정확도로 마약을 감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공정 가스 누출 감지에도 응용 가능하다. 가스 누출로 인한 공정 중단은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초고감도 색 변화 센서는 산업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3년간의 연구 끝에 해당 센서의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Q. KAISTian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미국화학회에서 발간하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의 총괄 편집장을 맡고 있다 보니, 누구보다 빠르게 최신 기술을 접하고 있다. 요즘 기술의 진화 속도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논문 투고 및 심사 과정도 크게 달라진 데다, AI의 등장으로 변화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동시에 다른 분야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지닌 ‘T자형 인재’가 이상적인 인재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두 분야 이상에서 전문성을 갖추거나,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원활히 협업할 수 있는 ‘π자형 인재’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기술 간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면서 글로벌 기술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살아남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도전 정신을 가진 π형, T형 인재들이 많아져야만 한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과감히 협업에 뛰어들길 바란다. KAIST에서 시작된 창의적 도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의 탄생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연구실 대학원생 인터뷰

Q. IDKLAB의 분위기와 장점은? IDKLAB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도 교수 아래에서 다양한 주제를 시도해 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자유롭게 연구 주제를 선정하고, 연구자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연구비와 실험 장비를 풍부하게 지원받을 수 있어 매년 국제 학술지 논문을 게재하는 등 우수한 결과를 내고 있다. 또 국내외 학술대회 참여를 적극 지원해 주는 덕에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매년 11월 말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되는 국제 최대 재료 학회 MRS Fall Meeting 등에도 많은 인원이 참석한다. 연구실 내 인간관계도 좋은 편이다. 선후배 간의 소통이 원활하고, 실험이나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문이나 고민을 나누기 편한 문화가 조성돼 있다. 그 덕분에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토의할 수 있어 연구 역량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IDKLAB 소속 사람들. ⓒ김일두

IDKLAB 소속 사람들. ⓒ김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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