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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곤함에 찌든, N딩 없는 R람이 적응 안 되는 새내기들 주목! P/NR 제도

글 / 정다민 학생기자 cdm4280lucy@kaist.ac.kr, 박지성 학생기자 kaistudents@kaist.ac.kr

대학 생활을 이제 막 시작한 KAIST 23학번 새내기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는 제도가 있다. 바로 올해 새롭게 도입된 P/NR 제도다. 신입생은 성적에 대한 부담이 줄고 전공 탐색의 기회가 확대됐다며 만족해했다. 반면 재학생, 대학원생, 교수들은 성적 부담을 완화한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학업 분위기가 저하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P/NR 제도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P/NR 제도 도입 과정 및 배경

현재 KAIST에서 바라는 인재상은 ‘질문하는 창의적인 인재’다. 자신만의 질문을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스스로 학습하고 고민할 수 있는 인재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서 평소 남다르게 가지고 있던 질문이 무엇인가?’를 자기소개서 1번 문제로 묻기도 한다. KAIST는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는 자세를 갖추도록 질문(Question)과 KAIST를 합친 ‘QAIST 신문화 전략’으로 여러 과감한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질문들을 교수나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고 시험에 출제하도록 한다.

또 KAIST에서는 입학 후 1년은 학과 없이 여러 활동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 학업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시행해왔다. 이전에는 ABCDF 제도와 SU 제도가 성적 평가로 시행됐다. SU 제도는 교수진의 판단하에 S나 U의 성적을 주는 것으로, S를 받으면 학점으로 인정된다. 높은 성적에 매달릴 필요가 없기에 ABCDF 제도보다는 부담이 덜하지만, 교수진에 따라 S와 U를 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U를 받으면 성적표에 그대로 표기되며, ABCDF 성적표기 중 낙제인 F와 비슷해, 학생들이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단점도 존재했다. 이에 새내기들의 학업 부담감을 덜 수 있는 새로운 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KAIST가 떠올린 방법이 P/NR 제도였다.

P/NR 제도 설문조사 결과. ©KAIST 교무기획처

P/NR 제도 설문조사 결과. ©KAIST 교무기획처

P/NR 제도 운영 방식 파헤치기

새롭게 도입된 P/NR 제도는 한 학기 최대 9학점까지 적용할 수 있으며, SU 제도의 문제점들을 전부 해결해준다. 첫 번째로, 성적 기준이 명확하다. P/NR을 적용한 과목은 D- 이상의 성적을 받으면 P로 처리가 되고, 그보다 낮은 F를 받으면 NR(No Record)로 처리된다. 두 번째로, NR 처리된 과목은 성적표에 표기되지 않는다. 낮은 성적을 받아 성적표에 안 좋은 기록이 남는다며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또 과목마다 교수님들의 판단하에 SU나 ABCDF 성적표기를 결정했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P/NR 제도는 학생들이 직접 적용할 과목을 지정할 수 있다. 적용할 수 있는 과목의 범위에도 제한이 없다. 새내기들은 기초과목 중 부담되는 과목이나 관심 있는 전공과목을 편하게 듣기 위해 원하는 방식으로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P/NR 표기 방식에 관한 카드뉴스. ©KAIST 교학기획팀

P/NR 표기 방식에 관한 카드뉴스. ©KAIST 교학기획팀

해외 대학에서는 이미 시행 중? MIT의 P/NR 제도

MIT, 하버드, 브라운대 등의 해외 대학에서는 KAIST보다 먼저 P/NR 제도를 시행 중이다. MIT의 경우, C-등급 이상을 P, D 또는 F등급을 NR로 표기한다. 또 입학 후 첫 가을 학기와 4주 동안 진행되는 계절학기인 IAP 학기에 P/NR 제도를 적용한다.

KAIST처럼 MIT 내에서도 P/NR 제도를 향한 의견이 분분하다. P/NR 제도는 학생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도록 돕고, 성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장점이 있다. 염려되는 부분이었던 성적 인플레이션이나 수업 분위기 저하 등도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이 제도가 학습 동기를 떨어뜨리고, 좋은 공부 습관을 갖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는 P/NR 제도가 ‘신입생증’ 또는 ‘YOLO(You Only Live Once)’의 대체어로 언급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새내기들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나도록 하기 위한 P/NR 제도. 이 과감한 변화가 앞으로 어떤 바람을 불러올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KIND 설문조사 공지 카드뉴스. ©KAIST 학부 총학생회 SNS

KIND 설문조사 공지 카드뉴스. ©KAIST 학부 총학생회 SNS

[인터뷰] 이현주 KAIST 교무기획처장

KAIST 교무부처장 이현주 교수. ©이현주

KAIST 교무부처장 이현주 교수. ©이현주

Q. P/NR 제도를 도입한 첫 학기가 끝났다. 예상했던 방향과 실제 시행이 비슷했나?

전체적으로는 예상했던 방향과 비슷하게 시행된 것 같다. 95% 이상의 신입생들이 P/NR 제도를 활용했는데, 기초과목에 적용한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일부 신입생들은 전공 탐색을 위해 입학 첫 학기부터 P/NR 제도로 전공과목에 도전하기도 했다.

Q. MIT에서 진행한 P/NR 제도와 조금 다르다. 그렇게 한 이유가 있는가?

기초과목을 두 학기 이상 이수한 후 학과를 신청할 수 있는 KAIST의 특성을 고려했다. 신입생들이 학교에 적응하고 전공을 탐색하려면 2개 정규학기에 적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P/NR 제도를 한 학기에 9학점으로 제한한 것은 학업성취도 저하 등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제도 도입 초기이므로 제한적으로 시행해 새로운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봄학기 이후 P/NR 제도와 관련해 2주 동안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결과는 어땠는가?

신입생은 학업 부담이 완화되고, 캠퍼스 적응과 전공 탐색 등을 편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8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학생과 교원의 경우, 학업 성취도와 면학 분위기 저하 및 형평성 같은 사유로 부정적인 평가가 65%를 차지했다. 다만 ‘P/NR 제도를 전체 학생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설문에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한 재학생 중 61%가 확대 및 중립 의견을 밝혔다.

Q. P/NR 제도의 향후 시행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향후 5년 동안은 P/NR 제도를 면밀히 분석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통해 제도를 보완하고 수정하는 등 보다 발전적인 제도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과학기술 리더로 성장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새내기 학생들, <KAIST비전>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아무리 혁신적이고 좋은 제도라 해도 학생들이 취지와 다르게 활용하면 모든 구성원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P/NR 제도의 목적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활용해,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학기술 리더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신입생 vs 재학생 하창욱 새내기과정학부 23학번 & 이현준 바이오및뇌공학과 21학번

P/NR 제도에 대해 신입생과 재학생의 평가가 크게 나뉘고 있다. 하창욱 새내기과정학부 23학번, 이현준 바이오및뇌공학과 21학번 KASTian을 만나 P/NR 제도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현준: 새내기들의 의견에 따르면 P/NR 제도의 취지는 잘 실현되고 있는 것 같다. 학업 부담이 크게 줄고, 여러 전공을 들어보거나 동아리 활동 같은 학업 외 분야에 큰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걱정되는 점도 있다. 1학년 때 공부를 많이 안 하면 고학년이 되었을 때 상위과목을 듣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

창욱: P/NR 제도 자체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제도를 악용하는 학생도 몇몇 있어서 이를 방지할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PASS의 기준이 D-다 보니, F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 NR의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준: 동의한다. 최소한의 학업 부담이 있어야 면학 분위기를 해치거나 학습량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팀 프로젝트가 많은 과목의 경우에는 P/NR을 사용한 새내기가 불성실하면 나머지 팀원이 피해를 볼 수 있어, P/NR 사용을 막으면 좋겠다. 그리고 P/NR을 시행한 지 이제 한 학기가 지났는데, 짧은 기간만 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2년 정도 시행해 보고 개선해 나간다면 잘 정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창욱: 신입생들도 P/NR을 사용할 때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하면 좋겠다. 1학년은 전공을 탐색하는 시간이다. 기초과목에 P/NR을 적용하기보다, 간단한 전공과목들을 들어보면서 자신에게 잘 맞는 학과를 선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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