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건 학생기자 choiriley@kaist.ac.kr 최혜린 학생기자 heyrinchoi@kaist.ac.kr
메타 플랫폼의 설립자이자 현 CEO, 마크 저커버그는 학부생 시절 페이스북을 창업해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가로 성장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학생 창업가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창업을 꿈꾸는 KAISTian 역시 많은 편이다. 창업을 고민하는 KAISTian들이 동기를 얻을 수 있도록 자신의 꿈을 향해 가끔은 위험한 도전도 서슴없이 해내는 학생 창업가, 이레 학우를 소개한다.
Q. 창업한 회사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Ease는 누구나 쉽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인 스타트업이다. UX를 최적화한 자체 플랫폼과 AI를 통해 게임 제작 허들을 낮췄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약 10억 원이며, 팁스(TIPS) 지원금은 7억 원, 그 외 정부 지원금이 2억 원에 달한다. 이 밖에도 미국과 중국에서 약 200억 원 규모의 Pre-series A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B2B 제조업에 특화된 AI 서비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Ease 로고. ©Ease
Ease team에서 개발한 게임 및 3D 에셋 관리 서비스, 클라우드브레드. ©Ease
Q. 창업 아이템으로 게임 엔진(게임을 구동시키는 데 필요한 핵심 기능을 담은 소프트웨어)을 선택한 이유는? 처음에는 메타버스를 고려했으나, 시장에 필요한 인프라 기술이 부족해 보였다. 반면 게임 엔진은 경쟁이 적고, 기회가 많은 시장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게임 엔진 시장을 타깃으로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한다. Q. 창업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중학교 3학년 때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제작하는 ‘뉴빌리티’에서 인턴십을 했다. 이때 창업이 많은 사람에게 기술의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수많은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런 일이라면 내 인생을 걸어도 되겠다고 생각해 창업에 계속 도전했다. Q. 회사를 운영할 때, 특별히 어렵거나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테슬라, 스페이스X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는 “스타트업이란 유리 조각을 씹어 먹으며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 역시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초반에는 생존의 연속이었다. 모든 스타트업은 수익을 창출하기 전까지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 시기를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고 부르는데, 우리 회사 역시 이 시기를 겪었다. 수익은 적은데 열정은 넘쳐서 팀원을 14명이나 꾸리다 보니, 임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수많은 투자자와 미팅을 하면서 자금 조달을 위해 노력했다. 또 대표로서 제대로 일해본 경험이 없었기에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대표로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부터 시작해 개발, 인사, 재무, 회계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는 학생 창업의 고질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Q. 창업할 때 가져야 할 중요한 소양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실행력’, ‘언더독 정신’, ‘유능함’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우선 강한 실행력이 있어야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책상 앞에 앉아 고민할 때, 바로 행동에 나섰다. 지원서를 쓰거나, 시드팁스 프로그램을 통해 법인을 설립했다. 그렇게 얻은 자금으로 빠르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은 것도, 제조업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고민하기보다 업계 종사자들에게 직접 자문한 게 도움이 됐다. 이러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1년 반 동안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언더독 정신은 수많은 기업인이 강조하는 소양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성공을 거두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큰 계약을 체결하고 자금을 조달하면서 ‘절박함’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마지막으로 유능함은 리더로서 빠르게 성장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다. 이렇게 세 요소가 잘 맞물려야, 기업가로서 성공의 기로에 설 수 있을 것이다. Q.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이며, Ease는 그 꿈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기아와 빈부격차를 해결하고 싶다. 이를 위해선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집단이 필요하고, 막강한 자금을 조달할 자본 운용사가 필요하다. 또 2천억 원 정도의 자금 역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5년 안에 Ease의 가치를 1조 원 이상으로 높여 인수합병(M&A)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관련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이후에는 Ease를 자본 운용사로 삼고, 금융 지원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Q. 창업을 꿈꾸는 KAISTian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AIST는 무기한 휴학제 등 창업 관련 지원이 많고, 그만큼 다양한 성공 사례가 있다. 그러나 많은 시도와 노력에도 실패한 사례 역시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길 바란다. 아무리 유능하고 영리한 사람이라도 절박함과 각오만으로는 시작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럼에도 창업에 뛰어든다면, 창업에 있어 전문화된 지식과 경력이 필수는 아니며, 주변인과 팀원과의 협업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유능한 팀원을 꾸려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인생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Ease 팀 단체 사진. ©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