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수민 학생기자 jsm050201@kaist.ac.kr
우리는 여러 분야에 걸쳐 깊은 지식 및 능력을 갖춘 사람을 두고 ‘폴리매스(polymath)’라고 칭한다. 농구, 모델 활동, 스타트업 등 여러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KAIST의 폴리매스, 한승희 학우를 소개한다.
Q. 스타트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1학년 당시, 룸메이트의 제안으로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투자를 받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에 몸담기 위해 1학년 2학기부터 휴학을 택했다. 당시 회사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제품 기획부터 관리까지 도맡았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 경계가 불명확하고 제품의 방향성이 진로 방향과 맞는지 고민에 빠졌다. 이후 학업에 좀 더 열중하고자, 1년간의 휴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왔다. Q. 현재는 KAIST에서 새내기 지도그룹의 프락터를 비롯해 농구 동아리 ‘둘리’에서도 활약하고 있다고 들었다. KAIST 농구 동아리 둘리는 매주 3회씩 훈련하며, 금요일마다 농구 경기를 치른다. 둘리 선수로 활동하며 교내외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대회에 참가해 왔다. 현재는 십자인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아 내후년 ‘카포전’에 나가보고 싶다. 프락터는 새내기과정학부인 1학년들의 각 반을 담당하는 선배를 말한다. 담당 선배로서 1학년 필수 과목인 ‘즐거운 대학생활’과 ‘신나는 대학생활’을 진행하고, 반 학생들과의 면담, MT 등 친목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고민거리를 가진 후배들에게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여러 활동 중 가장 독특한 것은 ‘모델’이다. 어떤 계기로 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중학교 2학년 때, 부모님께서 자세 교정을 위해 모델 학원에 다녀보라고 권유하셔서 다니게 됐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당시 우연한 기회로 오디션에 붙어 전속모델로 활동했다. 처음에는 내가 입었던 옷이나 찍은 사진을 보면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걸 꺼렸다. 지금도 다른 모델들을 보면서 부족함을 느끼지만, 이전보다 어떤 게 더 모델다운지,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다.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다른 모델들은 어떤 패션을 즐기고, 어떻게 사진을 찍는지 꾸준히 관찰했다. 또 헤어스타일과 외모를 다양하게 변화해보고, 개인 작업을 하는 사진가들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이 밖에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꾸준히 경력을 쌓아왔다. Q. KAIST 학생으로서 모델 활동을 하는 것에 장단점이 있다면? 보통 촬영 현장에 가면, 수많은 모델이 있는 만큼 이름이 각인되기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KAIST 타이틀이 있어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많이 기억되는 것 같다. 최근 입생로랑의 모델로 활동한 최현준 선배와, 인플루언서 및 모델로 활동 중인 허성범 선배가 이름을 알릴 수 있던 것도 KAIST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단점도 있다. 모델 일은 평일, 심지어 서울에서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기 중에 시간을 내서 오가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학기 중에는 일을 쉬는 편이다. 모델로서의 커리어도 계속해서 쌓아가고 싶은데, 학업과 병행하기 어려운 점이 조금 아쉽다. Q. 앞으로 어떤 진로를 꿈꾸고 있는가? 제품 디자인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전제품에 관심이 있지만, 지금은 최대한 많은 제품을 디자인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 앞으로 학교에서 배우게 될 공학적 지식을 활용해 제품 외관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 전 과정에도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싶다. 이후 나만의 제품으로 다시 한번 창업에 도전하거나, 에이전시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활약하는 것이 목표다. Q.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고 있는 KAIST의 대표 폴리매스로서 <KAIST비전>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영광이고, 부끄럽기도 하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꾸준히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저 같은 경우 방황도 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기간이 무척 길었다. 그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그 능력을 살릴 수 있을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자신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승희 학우가 작업한 로고 디자인. Ⓒ한승희
한승희 학우가 촬영한 화보 사진. Ⓒ한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