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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빛을 따라가라, 방송인 허서문 동문

글 / 박하윤 학생기자 stella0826@kaist.ac.kr, 사진 / 허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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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를 졸업한 학생들은 대부분 본인의 전공을 살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직업을 잡는 진로를 택한다. 독자들도 이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향한 방향과 정반대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를 졸업하고 PD와 유튜버 ‘키키(KIKI)’로 활동하며 많은 이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준 유튜버 허서문 동문을 만났다.

Q. 허서문 동문은 KAIST를 다닐 때 어떤 학생이었나?

나는 외국어고등학교 1기 출신이고, 내가 학교 다닐 당시에는 새내기배움터 같은 제도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굉장히 외로웠다. 대학생이 되면 사람들하고 많이 어울리며 행복한 캠퍼스 생활을 누릴 것이라 기대했는데, 막상 입학하고 나니 대학교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나에게 과 대표를 하게 만들었다. 나는 내가 꿈꾸었던 대학 생활을 하고 싶었고, 외로운 학생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 과 대표를 하면서 개인적인 동기를 공공의 선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Q. 과 대표는 할 일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떤 일을 했나? 과 대표를 하는 것이 외로움을 타파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가?

나를 아는 사람들이 없는 환경에서 대표를 맡는 게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점점 다른 학생들과 친해졌다. 특히 유대감 형성에 중점을 뒀다. 먼저 학생과 교수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스승의 날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상을 교수님께 드리는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 새로 부임하신 두 교수님께 ‘브로맨스 상’을 드렸던 기억이 난다(웃음). 이렇듯 유쾌한 상을 드리며 교수님과 친해지려 노력했다. 다큐멘터리 상영회도 했다. 학생들의 공강 시간을 재밌게 채워주기 위해 소소하지만 재밌는 다큐멘터리를 상영했다.

Q. 이런 대단한 경험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 같다.

그렇다. 기획하는 것, 사람들에게 힐링을 선물하는 것, 남이 마음을 주게끔 할 수 있는 역할을 좋아한다는 것을 이때 깨달았다. 과 대표 경험이 MC나 PD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데 주요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크리에이터로 생활하며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는 허서문 동문.

크리에이터로 생활하며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는 허서문 동문.

Q. PD라는 진로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성격상 흥을 표출하는 직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MC, PD, 아나운서를 고민했다. MC나 아나운서는 연차가 많이 쌓여야 기회가 올 것 같았고, 직접 상담을 받아보니, 내가 여태 쌓아온 경쟁력으로는 힘들 것 같았다. 물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주변에 PD를 준비하는 사람도 없었고 PD는 천재들만 하는 것 같아 막막했다. 졸업은 다가오는데 계획도 없어서 휴학했다. 휴학하면서 지금은 사라진 ‘아산서원’이라는 인문학 과정을 거쳤고, 이 과정에서 문과 친구들과 친해졌다. 함께 진로를 고민하던 중, 한 경쾌한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너 PD 준비하고 싶으면 해. 준비는 누구나 할 수 있어.” 이 말에 힘을 얻어 PD가 되기로 했고, KAIST 출신 PD 선배에게 도움을 받으며 열심히 준비했다.

KAIST에서 크리에이터 ‘키키’로서 강연했다.

KAIST에서 크리에이터 ‘키키’로서 강연했다.

Q. 현재 PD를 그만두고 유튜버로 전향했다. 계기가 무엇인가?

나는 항상 표현해야 하는 사람이란 것을 느끼면서 퇴사했다. 조연출 시절에는 나 자신을 바라봐줄 시간의 여유가 없어 표현을 마음껏 하지 못해 굉장히 외로웠다. 영혼이 메말라가는 느낌을 받아 그만두게 되었다. 퇴사하고 나서 처음에는 연극 활동을 했다. 하지만 나는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동시에 웃기게 편집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연극 활동이 내 모든 것을 쏟아낼 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유튜버로 전향했다. 조금이라도 어렸을 때 시작해야 바닥을 더 잘 다질 수 있다고 생각해 결혼 4개월 후부터 가장 가까운 소재인 가족에 대한 영상을 올리게 되었다.

Q. 마지막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KAISTian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진로는 내가 가장 수세에 몰리는 시기에 결단을 내리게 되는 것 같다. 처음에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적어 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적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나에게 어떤 욕망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 욕망 중 내가 가장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봐라. 그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해답이 나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내려놓을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 얻으려고만 노력하는데 사실은 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KAISTian은 보통 명성을 획득하는 것에 익숙하다. 내내 더 얻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텐데, 이 강박과 자부심은 내가 그렇지 못한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자기 자신을 더 질책하게 만든다. 아무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나 자신이 행복하다 느끼고, 살아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길 바란다. 우리가 삶을 이끌어간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삶이 나를 이끄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나의 미래를 삶이라는 흐름에 맡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허서문 동문은 ‘새벽 5시 복근 챌린지’를 하고 있다.

허서문 동문은 ‘새벽 5시 복근 챌린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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