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박민준 학생기자 pmj@kaist.ac.kr
기술자보다 공학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에게 어떤 경험이 필요할까? KAIST 기계공학과 학생들은 기계기초실습에서 직접 쇠를 자르고 깎아 기계를 직접 제작해보며 기계란 무엇인지 실전 경험으로 배울 수 있다. 4대 역학(열역학, 유체역학, 고체역학, 동역학)이 기계를 역학적으로 분석하는 이론 수업이라면, ‘기계기초실습’은 실습과 함께할 수 있는 ‘낭만 넘치는 수업’이다. ‘기계기초실습’을 통해 예비 기계공학자들이 어떻게 경험을 쌓아나가는지 함께 알아보자.
기계기초실습은 기계공학과를 전공하는 KAISTian이라면 무조건 들어야 하는 전공필수과목이다. 이 수업에서는 기계 부품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에 대한 기초지식을 배우며, 한 학기 동안 핸드프레스를 직접 만든다. 강의는 크게 기계제도와 기계가공 두 분야로 나뉜다. 기계제도에서는 기계 부품을 설계하는 기초 방법과 실제 설계에서 기계의 물리적인 작동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을 배우고, 기계가공에서는 여러 가지 재료 공정을 배워서 직접 기계 부품을 만들어 본다.
1 솔리드웍스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한 핸드프레스의 3차원 CAD 디자인. ©김은채
제도 단계에서는 CAD(Computer Aided Designs)를 배운다. CAD는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설계하는 기술로, 이 수업에서는 솔리드웍스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핸드프레스를 직접 설계한다. 먼저 샤프트나 슬라이더, 너트와 같은 핸드프레스의 구성 요소들을 2차원 평면상에서 그리는 CAD 제도를 한다. 이후 구성 요소들을 솔리드웍스 내 3차원 가상현실에서 조립한다. 솔리드웍스에서는 핸드프레스의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이게 작동할 수 있고, 핸드프레스 여러 부분 간 구속조건을 설정하면서 온전한 압착기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학생들은 설계를 직접 해보며 실제 설계 시에 주의해야 할 점을 배울 수 있다.
PART 1에서 핸드프레스를 설계했다면, PART 2에서는 이를 제작하기 위한 기초적인 제조 방법들을 공부한다. 학생들은 직접 철을 깎으며 금속에 대한 공정을 비롯하여 고분자,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의 공정을 배운다. 핸드프레스에 사용할 철 부품은 다양한 공정을 거치는데, 재료를 회전시키며 원형의 가공물을 만드는 선반 작업, 재료를 깎는 공작물이 회전하여 가공물의 직선 및 곡선 형태를 가공하는 밀링 작업, 가공물에 구멍을 뚫는 드릴링 작업, 컨트롤러에서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대로 재료를 절단하는 CNC 가공 등이 필요하다. 철이 사용되지 않는 부품은 3D 모델링을 배운 후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직접 제작한다. 이처럼 학생들은 각 작업에 필요한 공작기계의 사용법을 배우고 이를 다뤄보며 이전에 프로그래밍으로 설계한 치수에 맞춰 부품을 만든다.
2 기계 제작 과정 중인 드릴링 가공 기구. ©강응조
기계기초실습은 학생들이 직접 실습하고 설계하는 참여형 수업이자 기계공학과의 특색이 담긴 수업이다. 학생들은 기본적인 기계가공과 디자인, 3D 모델링 능력을 실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평가한다. 이 수업을 수강한 기계공학과 21학번 김은채 학생은 “한 수업에서 제작과 디자인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계과만의 유일무이한 수업으로, 며칠씩 밤을 새며 과제를 마무리했지만 얻어가는 것이 더 많았다”는 후기를 남겼다. 특히 CAD 디자인 및 모델링에서 어떤 형태로 부품이 생겼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김은채 학생은 또 “기계과 학생뿐만 아니라 나만의 생각이나 구상을 현실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거나 경험하고 싶은 학생에게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3 학생이 직접 제작한 핸드프레스 완성품. ©김은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