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nuri

    KAIST Vision

  • KAIST
  • 입학처
  • 카이누리

우)34141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291 KAIST, 창의학습관(E11) 305호

COPYRIGHT (C) 2025 by KAIST Student Ambassador KAINURI. ALL RIGHTS RESERVED.

나르고, 따르고! 자율주행로봇 스타트업

글 / 박서은 학생기자 separk0842@kaist.ac.kr, 이소연 학생기자 sy_lee02@kaist.ac.kr, 박수민 학생기자 alicesoomin@kaist.ac.kr 사진/ 박서은 학생기자

Header Image

KAIST를 졸업하면 무엇을 할까? 연구 중심 대학인 만큼 연구기관에 남아 있는 사람이 많지만, 창업이라는 길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KAIST는 창업 지원도 아끼지 않기에 스타트업에 발을 들이는 사람도 증가하는 추세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트위니 (TWINNY)를 이끌고 있는 천홍석 대표도 그런 경우이다. 혁신적인 기술과 특별한 회사 문화로 주목받는 트위니를 박서은, 박수민, 이소연 학생기자가 찾아갔다.

트위니 천홍석 대표와의 인터뷰

트위니 천홍석 대표와의 인터뷰

쌍둥이의 창업

트위니는 쌍둥이 형제가 창업했다. 회사 이름이 ‘트위니’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얼굴도 이름도 비슷한 두 대표이지만, 전공 분야는 다르다. 천영석 대표는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8년가량 일했다. 천홍석 대표는 고려대학교에서 전기전자공학을 공부한 후, KAIST에서 자율주행 로봇 알고리즘을 연구하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천홍석 대표는 긴 대학원 기간 자율주행 연구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사업 분야를 정할 때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자율주행이 떠오른 것도 당연한 일이다.

두 형제는 어릴 적부터 함께 창업하자고 이야기하곤 했다. 미래를 모른 채 각자의 길을 걷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가 되었다. 다시 만나게 된 두 형제는 엄청난 시너지를 뽐내며 어릴 적 꾸던 창업의 꿈을 이루었다. 두 대표는 전문 분야가 달랐기에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담할 수 있었고, 서로가 가진 강점을 잘 발휘할 수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걱정도 있었지만, 수십 년을 같이 살아온 두 사람이었기에 누구보다도 큰 믿음이 있었다. 함께할 직원을 뽑을 때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천홍석 대표의 말대로, 서로를 온전히 믿을 수 있는 형제는 서로에게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되었다.

자율주행의 혁신 : ‘나르고’와 ‘따르고’

# 물품을 ‘나르고’

트위니는 자율주행로봇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트위니가 개발한 제품은 크게 2가지 종류다. 그중 첫 번째는 ‘나르고’라는 로봇이다. 말 그대로 목적지가 주어지면 물건을 싣고 나르는 로봇이다. 실을 수 있는 무게의 종류에 따라 3가지의 ‘나르고’가 있으며, 각각 60kg, 100kg, 150kg까지 실을 수 있다. ‘나르고’는 사무실이나 공장, 병원, 학교 등에서 물품 운송이 필요한 곳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특히 구조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도 앞에 나타나는 장애물을 단번에 인식하고, 피하며 이동하는 기술이 탑재됐다. 이러한 장점은 ‘나르고’가 사람이 많고 경로가 복잡한 공간에서도 빠른 속도로 물품을 원하는 곳에 옮길 수 있게 돕는다.

# 인간을 ‘따르고’

‘따르고’는 정해진 위치로 물품을 운반하는 ‘나르고’와 다르게 사람을 따라다니는 로봇이다. 로봇 앞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버튼을 누른 사람을 졸졸 쫓아다닌다. ‘따르고’는 색깔과 색깔 분포, 크기, 위치, 형태의 다섯 가지 정보를 이용해 사람을 인식한다. 주변에 비슷한 복장은 물론 같은 복장의 다른 사람이 있어도 헷갈리지 않는다는 강점을 가져, 도서관의 반납 도서, 자재 창고 소모품과 같은 화물을 옮기는 데 주로 사용된다. 기존의 카트처럼 손으로 밀고 다닐 필요가 없기에, 사용자는 자유로워진 두 손을 이용해 운반과 동시에 재고량 확인 같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트위니에서 개발한 제품들의 작동 모습

트위니에서 개발한 제품들의 작동 모습

# ‘트위니’만의 자율주행

트위니가 제작한 ‘나르고’와 ‘따르고’는 3차원 라이더 센서로 주변을 인식하며 움직인다. 빛으로 주변의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더는 2D와 3D 센서로 구분된다. 2D 라이더는 측정 높이의 단면만 인식할 수 있지만, 3D 라이더는 인간처럼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처럼 다재다능한 3D 라이더는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 라이더 센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장애물을 인식하거나 자기 위치를 정확히 추정하기 위해 지도상에서 다양한 지형·지물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용화된 로봇들은 2차원 라이더만을 사용하기에 위치를 인식하는데 한계가 있다. 반면 3D 라이더를 탑재한 ‘나르고’는 어디서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 장애물을 피하면서 최단 경로로 물건을 운송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센서를 쓰면 그만큼 처리할 데이터의 양도 많아지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데이터 안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탑재해도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트위니’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노이즈를 제거해 정확도를 높이고 데이터 양을 줄였다. 트위니는 이러한 발전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율주행 기술의 편리함을 누리며 수고는 덜고 여유는 더한 세상을 꿈꾼다.

천홍석 대표가 현재 개발 및 연구 중인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천홍석 대표가 현재 개발 및 연구 중인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직원이 행복한 회사

천홍석 대표는 트위니가 ‘직원이 행복한 회사’가 되기를 바란다. 직원이 행복하면 회사는 저절로 발전할 것이며, 다른 스타트업이나 기존 기업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천홍석 대표는 기존 회사들의 수직적이고 기계적인 직장 문화에 모순을 느꼈다고 밝혔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다니는데 직장생활에 불만을 가지는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모두 “내 마음대로 하면 더 잘할 수 있는데, 위에서 압박하고 제약을 두니 잘 안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천홍석 대표는 ‘원하는 대로 해서 각자가 정말로 더 잘할 수 있다면, 직원도 행복하고 회사도 성공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이후 트위니를 창업하면서 그는 직원들이 원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기본으로 삼고, 이를 실현하려면 어떤 제도와 근무 환경이 필요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또 자율출퇴근제나 여러 가지 복지제도를 마련해,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천홍석 대표는 직원들이 필요하거나 불편한 점이 있지는 않을까 수시로 확인한다. 직원들과 얼마나 친하냐는 질문에 대표는 “저는 굉장히 친하다고 생각하는데 직원들 생각은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직원들이 먼저 요청해 일대일로 식사나 술자리도 많이 가진다고 자랑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편한 동료 같은 대표’의 모습이 사실인 것 같다.

사내 카페에서는 외부 손님들에게 무료로 음료를 제공해준다.

사내 카페에서는 외부 손님들에게 무료로 음료를 제공해준다.

원하는 것은 뭐든지 : 직원복지

# 일이 잘될 때 일하라 : 자율출퇴근제

자율출퇴근제는 트위니의 자유로운 직장생활을 가장 잘 보여준다. 오후 3시, 회사 내부에는 자리 절반 이상이 비어 있다. 천홍석 대표는 ‘금요일이라 일찍 퇴근한 사람도 많을 거고, 아직 출근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언뜻 보면 회사가 굴러갈까 싶을 수도 있지만, 트위니가 이러한 자율성을 확고하게 고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생활 방식도, 일하는 방식도 다른 사람들이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맞춰 일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개인에 따라 오전이나 밤늦은 시간, 새벽에 효율이 오를 수도 있다. 혹은 밤새 일을 하고 해가 뜨면 잠드는 생활이 맞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시각에 상관하지 말고, 본인이 일하고 싶고 일하기 좋은 시간에 알아서 일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일정에 맞춰 일을 분배할 수 있으니, 분위기가 좋아지고 만족도도 절로 올라갈 수 있다.

# 헬스장부터 카페까지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천홍석 대표의 다짐만큼이나, 회사 곳곳에는 직원들을 위한 크고 작은 복지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직원들은 근무 중에 혹은 출퇴근할 때, 적당한 크기의 헬스장인 체력단련실에서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다. 또 체력단련실에서는 반기에 한 번씩 인바디(Inbody)를 측정하여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한 세 명과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세 명에게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의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한다. 바로 옆에는 운동 후 사용할 수 있는 샤워실과 세탁실도 있다.

체력단련실 벽에는 회사 내 동아리 모집 포스터가 붙어있다. 트위니는 직원들 간의 편안한 분위기와 소통을 위해 사내 동아리 활동도 많이 지원해준다. 10대부터 50대까지 이르는 직원들이 모두 편하고 수평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회사의 비법이다. 1층에는 회사 구성원들을 위한 카페가 있는데, 텀블러를 갖고 오면 모든 음료가 무료다. 음료와 더불어 다른 과자나 쿠키 같은 간식들도 무료로 제공된다.

본사 내의 체력단련실 모습

본사 내의 체력단련실 모습

네이버, 카카오 대신 트위니

천홍석 대표는 “우리는 갈 데 없어서 트위니에 오는 사람이 아니라, 네이버나 카카오를 갈 수 있음에도 트위니에 오는 사람을 찾고 싶다”라고 말했다. 소위 ‘고급 인력’들이 다른 대기업을 뿌리치고 트위니에 입사하게 만드는 트위니의 장점은 무엇일까? 천홍석 대표는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와 일을 자유롭고 수평적인 조직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트위니의 한 직원도 “막 입사한 연구원부터 회사에 오래 계신 분까지 수평적으로 의견을 주고받고,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정말 좋다”고 밝혔다. 또 KAIST 학부를 졸업해 트위니에 입사한 직원도 “결과나 성과를 닦달하기보다 직원을 믿고 충분히 지원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돼,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KAIST 학부를 졸업하고 트위니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KAIST 학부를 졸업하고 트위니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트위니 탐방 소감

회사를 둘러보면서 천홍석 대표가 강조한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대표가 등장하든 말든 크게 개의치 않고 자신이 하던 일을 하고, 편하게 커피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직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천홍석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주려는 모습이 보였다. 세계로 뻗어나갈 트위니의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기사 이미지

커버스토리 - 2

ChatGPT, 그 빛과 그림자

기사 이미지

미리 보는 대학수업

기계공학도가 되기 위한 첫걸음, 기계기초실습